지난해 12월 동아 일보에 재미 있는 기사 하나가 게재되고 있었다.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만들려면 커피 콩을 분쇄하기 전에 물을 넣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물이 정전기의 발생을 감소시키고 커피의 맛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그 기사를 제 블로그에 가지고 와서 업로드했는데 머릿속에서 잊혀지고 말았다.
당시 블로그의 글을 보려면 다음 링크를 열어 보면 된다.
https://blog.naver.com/seel48/223288280155집에서 커피 콩을 통째로 그라인딩하고 핸드 드립을 하려면 그라인더가 필요하다.
나의 경우 오래 전에 아바 닉이라는 국산 그라인더를 놓고 그때마다 커피 콩을 넣고 커피 콩을 분쇄하고 있다.
그라인더는 빠르게 회전하는 바리 날 동안 커피 콩을 통과시키고 일정한 크기에 커피 콩을 분쇄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 과정에서 칼날 회전 마찰에 의한 정전기가 발생한다.
그라인더는 발이 고무로 되어 있기 때문에 발생한 정전기가 흐르는 곳이 없어지고 정전기는 분쇄된 커피 콩에 그래도 쌓이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분쇄된 커피가 내려오는 입구 쪽은 물론, 커피가 들기 때문에 정전기가 가득한 커피 분말이 마구 달라붙는 문제가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아내가 관리하는 깨끗한 부엌 구석에 설치한 그라인더 주변은 항상 커피 가루로 덮이게 된다.
이런 모습을 아내가 가만히 보고만 있을 리 없다.
볼 때마다 깨끗이 치우라고 명령하게 된다.
저에게는 아주 성가신 일이 매일 아침 반복되는 게 현실이었다.
그런 어느 날 문득 지난해 12월에 올린 글을 떠올렸다.
분쇄를 하면서 물을 조금 넣으면 커피 맛이 좋아지고 커피 가루에 정전기의 발생도 사라지게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한번 시도했다.
오늘 아침에 그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 봤지만
아침에 헬스장에 다녀오면 샤워를 하고 주방 한 켠에서 핸드드립을 준비한다.
드립 저울 위에 컵과 드리퍼를 올리고 종이 필터를 접어 넣는다.
부엌 싱크대 한쪽에 꽂히도록 숨겨둔 그라인더의 뚜껑을 열고 커피 원두를 한 스푼 넣는다.
12g 정도가 목표지만 약간의 차이는 있다.
호퍼 안쪽이 예쁘게 보이지 않기 때문에 내부 사진을 찍었는데 올리지 않는다.
그리고 호퍼에 담긴 원두에 물을 한 스푼 넣는다.
물의 양은 그다지 큰 영향은 없는 것 같았다.
이 숟가락으로 반 정도 넣어도 효과는 좋았다.
아이에게 이유식을 먹일 만큼 작은 숟가락이었다.
물을 호퍼에 넣으면 콩이 다 내려가지 않고 호퍼에 달라붙는 놈이 몇 명 생긴다.
그러면 숟가락으로 살짝 누르면 밑으로 떨어진다.
그라인딩을 해서 가루를 통에 넣었어. 통의 입 부분을 자세히 보면 상당히 깨끗하다.
물을 넣지 않고 갈 경우에는 통 입구가 모두 커피가루로 둘러싸여 있고, 그라인더 주변도 커피가루 천지가 된 데 반해 물을 조금 넣었다고 해서 이렇게 깨끗하게 통에 내려온 것을 보면서 세상에 이렇게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는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커피 가루를 종이 필터에 엎질렀지만 여전히 예쁘게 내려왔다.
물을 넣지 않으면 필터에도 가루가 확산되고 똑똑 떨어뜨려야 한다.
그라인더에 물을 숟가락 1잔 넣었다고 해서 갑자기 그라인더의 주변이 깨끗하게 되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정전기의 발생 문제는 전기과 영역이니까, 전기과를 졸업생이 당연히 잘 알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스스로 부끄럽다는 생각을 피하는 방법은 없다.
거의 매일 아내가 그라인더의 주위를 깨끗하게 한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그 해결책을 이제야 찾다니… 그렇긴 이 아이디어는 매장에서 그라인더 호퍼에 커피를 넣고 사용하는 경우에는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그라인더를 상시 접지시키고 정전기가 발생하면 즉시 흐르게 하는 방법이 사용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자.어쨌든 가정에서 소형 그라인더를 사용하는 아마추어들에 좋은 아이디어가 분명한 것으로 시험하고 보세요.커피 맛도 좋아지지만 맛의 차이는 유령의 영역은 아닐까 생각하고 보자.